영화.5 [캐쉬백, 2006, 숀 엘리스]
2007.12.31 월 02:44
적당한 무게의 사색과 적당한 양의 볼거리와 적당히 재미난 스토리가 있는 영화.
어느 젊은 화가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듯한 느낌이랄까.
주인공은 영화 시작과 함께 이별했고, 그래서 불면증에 걸려 밤 시간을 보내기 위해 편의점 일을 시작하게 된 젊은 미대생이다. 이 미대생이 시간을 죽이는 이야기가 영화 전편(全).
그의 상념과 현실사이를 오가며 생겨나는 몽환적 이미지들이 인상적이다. 덕분에 영화의 호흡은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다. 천천히 일기장을 읽어 보듯이 그의 일상을 그의 시각과 감성으로 관조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근무시간이 빨리 지나게 할까요? 시간이 멈추었다고 생각하죠]
[길을 지나는 어떤 사람을 본 순간 너무도 아름다워 눈을 뗄 수 없다면 나처럼 세상이 멈 춰있다고 생각하면 아름다움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그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 순간들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에 한눈을 팔다가 시간 개념을 잊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이 있는 예술가가 주인공이다.
여자들은 화가를 사랑하는 환상을 가졌다고 한다. 그녀를 독특하고 아름답게 하는 그 모든 것을 사랑할거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사랑을 믿고 찬미하는 사람들은 화가의 눈을 사랑할 것이다.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니까.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주인공처럼 순수하고 즐겁고 자유스러운 시간을 느끼는 열정적인 예술가가 되고 싶다. 그런 예술가를 사랑하고 싶다. 예술가라.... 꼭 작품을 만들어 놓지 않더라도, 적어도 사랑이란 단어를 들먹이려면 열정과 순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
주인공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도, 영화는 계속 전개되어 갔다.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제각기 자신들의 역할이 즐거워 보인다. 소박한 꿈을 꾸기도 하고, 엉뚱한 곳을 바라보기도 하는 사람들. 특히, 엉뚱한 곳에서의 나탈리와 숀의 재회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가 세상을 얼마나 즐겁고 아름답게 관조하고 있는지 , 그리고 세심하게 순간순간들을 얼마나 꼼꼼하게 채워 넣었는지, 내내 감탄하고 있었다. 코믹한 축구경기가 펼쳐지고 파티가 진행되고, 주인공은 전시회도 연다. 게다가 결말은 여하튼 해피엔딩. 참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클래식과 롹, 영화 선곡이 참 좋다... ㅋ 그중 가장 마음에 든 노래는 이별을 예감할 때 흘러 나왔던 feeder의 power of love 라는 노래. 시간을 멈춰놓고 아무리 생각해도 연인의 오해나 화를 풀 방법을 찾지 못 한 채로 서성이는 장면,,, 멋지다. 그리고 가사야 여하튼,,,z 분위기 좋은 노래와 독백이 흐른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어요. 이미 일어난 일은 취소 할 수 없어요. 그녀가 뭘 봤는지 생각 했어요. 또 뭘 못봤는지도요...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 까요, 어쩔수 없는 것을 미루면서요.]
후후;;나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feeder의 노래를 계속 들으며 생각한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어요.....] 사랑하기와 오해풀기는 일방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고 둘 다 적절한 타이밍과 진실성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안 될 거라면 영원히 엇갈리고 마는 것. 그래서 차라리 그냥 그대로 일방으로 흐르게 두었다가 어서 잊는게 나을때도 있는 것.
................자야겠다...........
------07년에 일기장에 썼던 글. 지금의 나에게 다시 들려 주고 싶은 글이다. 나는 무엇을 우기고 있는 걸까. 2010년 9월 19. 10: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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