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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여름씨, 안녕~

2011년 1월 24일 월요일

지난 가을에 찍은 사진

비가 많이 온 다음 날,  길은 단정하지 않았다.
어수선했지만 그게 그 나름의 매력이었다.
바닥에 누운 꽃가지들을 향해 자꾸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던 지난 , 늦은 , 가을을, 회상해 본다.

 음향의 실종

사건이 날개를 달고 '나'를 맴돌기 시작한 그 때, 바로 그 순간.
의식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모든 감각이 단 하나의 촉수가 되어 유연하게 뻗어가는 초고속의 단어들로 형용사가 살해당한 현장이었다. 나는 손가락 사이로 달아나는 언어를 가두지 못했다. 서툰 소환술을 부리며 억지를 쓰지만,
거기 자네, 애송이 아직 멀었네. 간지러운 속삭임을 싣고 유유히 흘러가는 침착한 강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명

과거형이 된 서술임에도 불구하고 뱉어내는 내 어조를 경쾌하게 두드리는 걸 보니 지난여름의 빗소리를 닮았다. 소리 비슷한 것들이 바닥을 딛고 튀어오르며 재빠르게 닿는 모든 사물의 겉옷을 벗겨 눈앞으로 던져 넣는다. 내 눈은 불타오르며 더욱 뜨겁고 밝아졌다. 이 무대 위에는 언제까지 빛이 가득할까. 단두대의 칼날처럼 별안간 막이 내리는 이유는 ,
빛의 가벼움 만큼이나 어둠이 무겁기 때문이다.
나의 다소 과장 되었던 손짓은 자연스러워진다. 눈은 감은 채, 손 둘 곳을 찾다가 유연하게 허리에 감는다. 흔들리던 너의 눈빛은 부끄러운 내 얼굴로 가렸다. 마음을 내려놓고 육체는 더욱 낮은 곳에 놓는다. 우리의 완전하게 텅 빈 입맞춤.


남우주연상

폭 넓은 어둠속에 작은 빛은, 빛의 존재를 아는 이들에게 표식이다. 제멋대로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혹은 무의미하게 반짝이는 별처럼, 제각기 새긴 글이 매끄러운 밤이다. 희극을 연기한 배우의 옅은 화장에서 짙은 향기가 묻었다. 그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마주앉아 웃는 사람의 꺼내놓은 앞니가 우악스럽게 행복이라는 욕망을 물었다.
기립박수,

껑충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계속 즐겁다.

2011.01.25.00:5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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