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크무레한 향이 남은 부엌
-ru
가을엔 어린 짐승들이
어깨를 비비닥거리지 않으며 홀로 웅크려 잠든다.
추위가 덜 하였다거나
우리가 너무 약한 껍질을 입었기 때문이다.
누구든 서성이고 있었다.
나무는 가지가 시큰해서 잎들을 내려놓았다.
라디오에서 조성모의 가시나무가 돋아났다.
한낮에 거리를 비춘 볕이 부슬부슬하다.
비썩 마른 새하얀 구름이 고개를 숙인다.
들국화다발에 코를 대고 남몰래 혀를 뺐다.
확, 들이친 향기는 떫은 맛.
굽지 않아 생반죽인 입맞춤은 속내만 끈끈했다.
가을꽃은
거칠게 갈라지고 말라비틀어진 줄기에서 피었다.
비는 얼룩으로 남았고 오래 되었다.
햇살이 그 오랫동안 모양을 만지작대다가
바싹 구워낸 단단한 계절.
허기졌던 바람이 이를 부딪지 않고 삼킨다.
축축한 것을 모두, 그리움도 비웠다.
어쩌면 우리는 다가서거나 뒷걸음치지 못하고
견디는 중이다.
겨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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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그대 언젠가 내가 그리워질지도 몰라.
2010.10.26 pm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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