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솔트
솔트(salt, 2010. 필립 노이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그녀는 누구인가 (who is she)에 대한 물음을 던져놓고 진행되는 이야기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에이블린 솔트의 행적을 급박하게 따라가고, 솔트는 다시 누군가의 음모를 파헤친다.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속이거나 숨기는 스파이라는 설정을 통해서 이야기는 개가 제 꼬리를 물 듯 빠르게 한 방향으로 돌고 있다. You think everyone is who they say they are(당신이 아는 사람을 진짜 안다고 생각해? ) 대사가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솔트가 던진 한마디 때문에, 액션 영화 그 이상의 것을 느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쉽게 나는 어떤 사람이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내 말이 나 자신을 그대로 반영할 수 없을뿐더러, 상대방도 내가 원하는 그대로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녀는 cia다 . 그녀는 러시아 스파이다. 그녀는 다시 미국 스파이다. 그녀는 사랑한다.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는 누구의 편인가. 스토리를 따라 가다보면 손바닥을 뒤집듯 한 사람에 대해 계속해서 상반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고 혼란스럽지는 않다. 관객의 입장인 우리는 이미 이런 식의 스파이영화에 익숙하고 스토리보다 액션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그가 영화 속 인물이기에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이지, 단편적인 내용만으로 섣부르게 누가 누구라고 판단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기다리면 결국 러닝타임 안에 누구인지 결과가 나올 것이니까.
당신은 누구인가. 솔트는 매우 어린시절에 이념과 이데올로기에 쇠뇌 되어 평생을 스파이로 살아온 여럿 중 한 사람이다. 결말은 뻔하다. 그녀는 국가에 충성하는 냉전시기 스파이들과 조금 다르게 감성과 판단력을 가지고 움직인 특별한 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살인병기이며 여기저기 숨어들어 정보를 캐내는 것은 모든 스파이가 같다. 그럼에도 솔트는 자신과 같은 스파이는 없다고 말하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화려한 액션, 주인공은 네버다이 영웅인 영화다. 영웅의 조건은 위선적이다.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하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다. 충족되지 않는 현실의 부조리를 느낄수록 우리는 영웅신화에 열광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랑.이란 단어에 잠시 멈칫 하지만 액션영화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본 시리즈의 본드걸처럼 등장한 독일남자 마이크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에이블린 솔트는 원래 각본에서 에드윈 솔트라는 남자 인물로 쓰였고, 탐 크루가 주인공이었다고 한다. 안젤리나 졸리가 멋지게 잘 찍었다. 모든 변화에는 크건 작건 계기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죽음의 고비가 아닌 ‘사랑’이었다. 어딘지 뻔한 구석이 있지만 신나게 보았다. 결말은 약간 밋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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